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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그림, 타일에 베낀 위작”…LA미술관 전시 초유의 사건

LA카운티미술관(LACMA)가 지난 2월 25일부터 6월 30일까지 전시했던 체스터 장 박사 기증 한국 미술품 일부가 위작일 가능성을 인정하고 계획된 작품집 발간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LACMA는 지난달 26일 한국 미술 전문가 4인을 초청해  ‘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 전에 전시한 미술품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LACMA는 지난 2021년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의 사회공헌활동가인 한국계 미국인 체스터 장과 그의 아들 캐머런 장으로부터 회화, 도자, 수석 등 100점을 기증받았고, 이 중 35점을 골라 지난 2월25일부터 6월30일까지 ‘한국의 보물들: 체스터&캐머런 장 컬렉션’전을 열었다.   전시된 작품에는 박수근의 ‘와이키키’와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 이중섭의 ‘기어오르는 아이들’과 ‘황소를 타는 소년’이 포함됐다.   전시 시작 직후 한국의 중앙일보는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들이 위작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위작 논란 제기 후 박수근연구소와 한국화랑협회, 그리고 LA 한국문화원이 LACMA에 작품 관련 질의서를 보냈다. 특히 한국화랑협회는 지난 4월 22일, LACMA 측에 기증된 일부 한국 근대 회화에 대한 추가 연구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에 따라 LACMA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고 한국의 전문가를 초청해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 개막 후 해외 전문가들을 초빙해 특별 감정을 여는 건 미국 미술관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LACMA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비 포함 1500만원 넘는 예산은  LACMA가 부담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중섭·박수근 그림 4점 외에도 조선시대 회화·도자 등 여러 점에 대해 위작 의혹을 제기했다.     간담회는 당초 예정됐던 8시간을 넘겨 10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LACMA는 휴관일인 6월26일 해당 전시장에서 초청한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었다.     전시를 준비한 LACMA의 스티븐 리틀 아시아미술부장(중국미술사)으로 시작,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 수석연구원,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선희 전 부산시립미술관장 등 초대된 한국의 전문가 4인이 각자의 작품 분석 결과를 공유하며 종일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 갔다.   이 자리에서 이중섭 카탈로그 레조네(전작도록)에 수록된 ‘장대놀이 하는 아이들’ 이미지가 ‘원본’으로 제시됐다. LACMA 전시에 나온 ‘기어오르는 아이들’은 이 그림을 같은 크기의 타일에 그린 위작으로 이 과정에서 세로 그림이 서명이 빠진 가로 그림으로 바뀌었다.   홍선표 교수는 박수근의 인물화에 대해 “정지한 인물 여럿을 공간감 없이 찍듯이 나열한 점, 인물에 붙어 있다시피 서명을 한 것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고, 이중섭의 ‘소와 아이’에 대해서도 “커다란 눈망울의 소 그림들과 달리 이 그림은 소의 눈이 가로로 길고, ‘중섭’ 서명의 ‘ㅅ’은 획이 잘려 있다”고 지적했다.   LACMA 리틀 부장이 “박수근 그림의 캔버스 뒷면에 1963년 이전 뉴욕·LA의 미술재료상 스티커가 붙어 있다”고 하자 홍 교수는 “이 시기 캔버스라고 박수근 그림이 되는 건 아니다. 작가 고유의 양식과 기법에 비하면 재료의 시기는 부차적 요소”라고 반박했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이인문(1745~1831)의 ‘이백관폭도(李白觀瀑圖)’로 나온 그림에 대해 “산수와 인물 표현이 이인문의 것과 다르다. 작가 미상의 19세기 그림으로 보인다”며 “특히 그림 맨 위에 ‘충익부인’이 찍혀 있는데 충익부(忠翊府)는 1699년 통폐합된 관청이다. 이인문은 이보다 훨씬 뒤에 태어났기에 이 도장 자체가 위작의 증거가 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도자 전문가 5명과 분석한 바 12세기 청자 정병(淨甁)은 “형태만 비슷할 뿐 유약색이나 빙열(도자기 표면의 실금)이 20세기 중반 이후의 모조품”이라며, 전시된 백자 대부분을 20세기 중반 이후의 것으로 판단했다. 이 관장은 “미술품에 A~D 등급이 있다면, ‘한국의 보물들’이라는 제목의 전시에는 적어도 A·B급 수준의 작품이 반 이상은 포함되어야 할 텐데, A급 작품은 한 점도 없고, 대부분이 C·D급”이라고도 지적했다.   김선희 전 부산시립미술관장이 전시 준비 과정에서 한국미술 전문가들을 통해 검토하지 않았는지 묻자 리틀 부장이 “한국의 공립미술관장 A 씨에게 보여줬고, ‘좋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A 관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리틀 부장이 지인을 통해 ‘미술관을 보고 싶다’고 해 지난해 말 처음 만났고, 이 자리에서 본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근대 회화 이미지들을 보여줘서 ‘더 연구해 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LACMA 마이클 고반 관장은 “기증자에 대한 예우로 시작된 전시였다. 계획된 작품집 발행은 취소해야겠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LACMA는 지난 3월4일 특별 강연회를 열어 박수근, 이중섭 그림을 과학적인 방법과 자료조사를 통해 진품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권위있는 미술관인 LACMA가 위작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LACMA의 신뢰도와 체스터 장 박사의 기증품 가치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근영, 박경은 기자la미술관 이중섭 박수근 그림 박수근 이중섭 전시 시작

2024-06-30

LACMA ‘한국의 보물들’ 전시작 위작 논란

지난 25일부터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전시 중인 ‘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 작품 일부가 위작이라는 의견이 한국에서 나왔다.   LACMA의 이번 전시는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의 올드타이머이자 사회공헌활동가인 체스터 장 박사가 지난 2021년 LACMA에 기증한 한국의 고미술품 중 일부다. LACMA는 장 박사와 아들 캐머런 장 박사(전문의)가 기증한 초기 컬렉션 중 35점을 선정해 지난 25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레스닉 파빌리온에서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위작 논란이 나온 작품은 박수근과 이중섭의 그림이다.   야자수가 있는 해변 풍경이 담긴 박수근(1914~1965)의 ‘와이키키’와 또 다른 유화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1961년경), 이중섭(1916~1956)의 유화 ‘황소를 타는 소년’(1953년경)과 타일 그림 ‘기어오르는 아이들’이다.     한국내 감정 관계자들은 “사진 이미지로만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박수근·이중섭, 그리고 북한에서 활동한 화가들로 구성된 그림들만큼은 출처와 진위가 의심스럽다”며 “선의의 기증이라도 미술관은 이를 검증해 전시 여부를 결정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그림들을 직접 본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전 관장은 “수장고에서 10여 점을 본 뒤 박수근·이중섭·김관호 등 몇 점에 대해 ‘위작’이라는 의견서를 써 줬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2년 LACMA와 ‘사이의 공간: 한국미술의 근대’전을 공동 개최했고, 윤 관장은 이때 해당 그림들을 봤다. 윤 전 관장은 “필요하면 한국의 전문가와 감정기관에 원격 감정을 의뢰할 수 있다고 조언했는데 미술관이 전시를 강행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관객들이 ‘한국 근대 미술의 대표작이라는 것이 이런 수준인가’ 오해할까 싶다”고도 덧붙였다.     한국미술품감정가협회장을 지낸 그는 “그림값이 비싼 박수근·이중섭 등은 지금도 꾸준히 위작이 제조·유통되고 있어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전문가가 적은 미국의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건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수근의 장남 성남(77) 씨도 “거친 갈색을 주조색으로 우리 이웃들의 정감 어린 일상을 담은 아버지가 하와이의 파란 하늘을 그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인물화도 전형적 ‘짜깁기’다. 주요 인물 도상을 여기저기서 가져다가 맥락 없이 붙였다. 아버지의 인물화는 여백 미가 있고 인물이 갖는 스토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로 아버지의 이미지에 흠이 갈까 안타깝다”라고도 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LACMA는 28일 본지에 “LACMA는 박수근, 이중섭, 김관호의 작품에 대한 우리의 연구를 확신한다. 우리는 이 작품들에 대한 정보를 계속 추구할 것이며 우리의 미래의 출판물에 새로운 발견을 공유할 것이다”라며 위작 논란을 일축했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VIP 리셉션에서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중국·한국·동남아 및 남아시아 미술관장이자 큐레이터인 스티븐 리틀 박사는 “기증자인 체스터 장 박사 집안이 50년 이상 간직하던 작품들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라며 “작품 확인 등을 위해 지난 3년간 한국을 수차례 방문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증자인 체스터 장 박사 역시 28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LACMA에서 미술품을 기증받은 후 오랫동안 검증 작업을 진행했다.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수근 작품을 구입할 때 그의 아들(박성남)의 작품도 함께 판매되고 있었다. LACMA 기증품 중에는 아들의 작품도 여러 개 포함돼 있다. 만약 박수근 화가의 작품이 위작이라면 아들의 작품도 위작이라는 것”이라며 “위작 논란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장연화.한국 중앙일보 권근영 기자 [email protected]한국 보물 위작 논란 보물들 전시품 박수근 이중섭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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